반도체 식각 공정 — 건식·습식 차이와 선택비·이방성으로 보는 식각의 원리
반도체 식각 공정은 포토 공정이 감광막(PR)에 그려 둔 패턴대로, 필요 없는 막을 골라서 깎아 내는 공정입니다. 8대 공정에서는 포토 바로 다음 자리에 옵니다. 포토가 "어디를 깎을지"를 그림으로 정한다면, 식각은 그 그림을 실제 구조로 바꿉니다.
이 글은 식각을 처음 배울 때 자주 막히는 세 가지를 차례로 풉니다. 건식과 습식은 무엇이 다른지, 식각이 잘 됐는지를 어떤 숫자로 판단하는지, 플라즈마 식각은 어떻게 수직으로 깎는지입니다. 끝에는 식각이 끝난 걸 아는 법과, 패턴이 있을 때 생기는 문제까지 짧게 이어 둡니다.
반도체 식각 공정이란 무엇인가요?
널리 쓰이는 정의는 이렇습니다. 웨이퍼 위의 막에서 마스크(PR이나 하드마스크)가 가리지 않은 부분만, 화학 반응이나 이온 충돌로 골라서 제거하는 공정입니다. 영어로는 에칭(Etching)이라고 부릅니다.
깎을 재료가 바뀌면 쓰는 가스나 약액이 통째로 바뀝니다.
| 깎을 막 | 대표 가스·약액 | 어디에 쓰나 |
|---|---|---|
| 실리콘(Si) | Cl₂ · HBr (건식) | 게이트, 소자 분리 트렌치 |
| 산화막(SiO₂) | CF₄ · CHF₃ (건식) / HF · BOE (습식) | 콘택 홀, 절연막 패턴 |
| 질화막(Si₃N₄) | CHF₃ 계열 (건식) / 뜨거운 인산 (습식) | 하드마스크, 스페이서 |
| 금속(Al) | Cl₂ · BCl₃ (건식) | 배선 패턴 |
식각이 끝나면 남은 PR은 산소 플라즈마로 태워 걷어 냅니다(애싱). 식각 가스는 깎을 막을 노린 것이라 PR을 효율적으로 떼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PR 제거는 따로 하는 단계입니다.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은 무엇이 다른가요?
짧게 답하면 방향입니다. 습식은 약액이 모든 방향으로 비슷하게 녹이고(등방성), 건식은 플라즈마 속 이온이 위에서 아래로 때려 거의 수직으로 깎습니다(이방성).
| 습식 식각 | 건식 식각 | |
|---|---|---|
| 무엇으로 깎나 | 약액(HF, 인산 등)에 담근다 | 플라즈마(가스 + RF 전력) |
| 방향 | 등방성 — 아래와 옆으로 비슷하게 | 이방성 — 거의 수직 |
| 선택비 | 높다 — 화학 반응만 쓴다 | 상대적으로 낮다 — 이온은 재료를 덜 가린다 |
| 미세 패턴 | 어렵다 — 깊이만큼 옆으로 파고든다 | 수십 nm 선폭까지 가능 |
| 장비·처리 | 단순, 여러 장을 한 번에 | 진공 챔버, 보통 한 장씩 |
| 주로 쓰는 곳 | 막 전체 제거, 세정, 희생층 제거 | 패턴을 만드는 거의 모든 식각 |
습식으로 1 µm를 깎으면 마스크 밑으로도 1 µm 가까이 파고듭니다(언더컷). 선폭이 수 µm이던 시절에는 감수할 만했지만, 선폭이 수십 nm로 줄면서 패턴을 만드는 식각은 거의 건식으로 넘어갔습니다. 습식은 지금도 선택비가 높고 표면 손상이 없어서, 막을 통째로 걷어 내거나 세정할 때 널리 씁니다. 언더컷이 실제로 어떻게 생기는지는 SiO₂ 하드마스크 언더컷 실습에서 단계별로 볼 수 있습니다.
식각이 잘 됐는지는 어떤 숫자로 보나요?
기본은 세 가지입니다. 식각률(얼마나 빨리), 선택비(얼마나 골라서), 이방성(얼마나 수직으로). 양산에서는 여기에 균일도(웨이퍼 전체에 얼마나 고르게)가 붙습니다.
| 숫자 | 뜻 | 계산 |
|---|---|---|
| 식각률 (Etch Rate) | 1분에 몇 nm 깎이나 | 깎인 깊이 ÷ 시간 (nm/min) |
| 선택비 (Selectivity) | 깎을 막과 남길 막의 속도 비 | 깎을 막 식각률 ÷ 남길 막 식각률 |
| 이방성 (Anisotropy) | 옆보다 아래로 얼마나 더 깎나 | 1 − 옆 식각률 ÷ 아래 식각률 (1이면 완전 수직) |
| 균일도 (Uniformity) | 웨이퍼 위치마다 식각률이 얼마나 고른가 | 여러 점에서 잰 식각률의 편차(%) |
선택비는 보통 두 개를 봅니다. 위의 마스크를 얼마나 덜 깎느냐(마스크 선택비)와, 막을 다 뚫고 아래 막에 닿았을 때 얼마나 덜 깎느냐(하부층 선택비)입니다. 콘택 홀처럼 산화막을 뚫고 실리콘에서 멈춰야 하는 식각은 뒤쪽이 더 중요합니다. 아래 실리콘까지 파먹으면 소자가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이 숫자들은 서로 당깁니다. 속도를 올리려고 이온 에너지를 높이면 선택비가 떨어지는 식입니다. 세미팹AI 플라즈마 식각 시뮬레이터에서 bias 전력을 0에서 300 W로 올리면 식각률은 약 14 % 오르지만 마스크 선택비는 약 37 % 떨어집니다. 식각 조건을 정한다는 건 결국 이 거래에서 어디에 설지 고르는 일입니다.
플라즈마 식각은 어떻게 수직으로 깎나요?
이온과 라디칼이 함께 일하기 때문입니다. 라디칼(반응성이 큰 중성 입자)은 표면과 화학 반응을 하지만 방향이 없고, 이온은 전기장에 끌려 위에서 아래로만 날아옵니다. 둘이 함께 닿는 바닥에서만 반응이 크게 빨라지니, 아래로 빨리 깎입니다.
1979년 코번(Coburn)과 윈터스(Winters)의 실험이 이를 보여 줬습니다. 실리콘에 반응 가스(XeF₂)만 쪼이면 약 5 Å/min, 아르곤 이온 빔만 쪼이면 약 2 Å/min밖에 깎이지 않았는데, 둘을 함께 쪼이자 약 55 Å/min이 됐습니다. 따로 쪼인 값의 합보다 약 8배 빠릅니다. 이를 이온·라디칼 시너지라고 부르고, 이온·라디칼 시너지 원리에서 손잡이를 돌려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직을 지키는 장치가 하나 더 있습니다. 측벽 보호막(패시베이션)입니다. HBr이나 CHF₃ 같은 가스는 깎는 동안 얇은 보호막을 표면에 남깁니다. 바닥의 보호막은 이온이 계속 때려 걷어 내지만, 옆벽은 이온을 거의 맞지 않아 보호막이 남고 옆으로 파고들지 않습니다. 보호막이 모자라면 측벽이 파이고(언더컷), 넘치면 측벽이 기울어집니다(테이퍼). 실제 레시피가 Cl₂에 HBr을 섞는 이유가 이 균형입니다.
RIE, CCP, ICP는 무엇이 다른가요?
RIE(반응성 이온 식각)는 반응 가스와 이온을 함께 써서 깎는 건식 식각을 두루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 플라즈마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장비가 갈립니다.
| CCP (용량결합 플라즈마) | ICP (유도결합 플라즈마) | |
|---|---|---|
| 플라즈마 만드는 법 | 마주 보는 두 전극 사이에 RF | 코일에 RF(source), 웨이퍼 쪽에 따로 RF(bias) |
| 밀도와 이온 에너지 | 한 전력이 둘을 함께 움직인다 | 따로 조절할 수 있다 |
| 주로 쓰는 곳 | 산화막처럼 높은 이온 에너지가 필요한 식각 | 실리콘·금속 식각, 깊은 식각 |
요즘 CCP 장비는 주파수 두 개를 써서 밀도와 에너지를 어느 정도 나눠 잡습니다. 웨이퍼 쪽 전극에 왜 이온을 끌어당기는 음전압이 생기는지는 CCP 자기 바이어스 원리에, CCP·ICP 챔버를 실제로 켜는 순서는 식각 챔버 운전에 정리했습니다.
식각이 끝난 건 어떻게 아나요? — 종말점 검출과 오버에치
막 두께와 식각률은 웨이퍼 위치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시간만 정해 두고 끝내지 않고, 종말점 검출(EPD, End Point Detection)로 막이 뚫리는 순간을 잡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플라즈마의 빛을 분광기로 보는 것(OES)입니다. 깎이는 막에서 나온 반응 생성물의 빛이, 막이 다 뚫리면 약해집니다.
종말점에서 바로 멈추지 않고 조금 더 깎는데, 이를 오버에치라고 합니다. 늦게 뚫리는 자리까지 막을 남김없이 걷어 내기 위해서입니다. 이때 이미 뚫린 자리에서는 아래 막이 깎이므로, 하부층 선택비가 높아야 오버에치를 넉넉히 줄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본 숫자들이 여기서 한꺼번에 이어집니다.
패턴이 있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전면(블랭킷) 막에서 잰 식각률이 패턴 위에서 그대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같은 레시피여도 구멍 크기와 주변 패턴에 따라 깊이가 달라집니다.
| 현상 | 무엇이 달라지나 | 미니팹 실습 |
|---|---|---|
| ARDE (종횡비 의존 식각) | 좁고 깊은 구멍일수록 덜 파인다 | ICP 비아홀 ARDE — 같은 15분에 지름 0.5 µm는 약 1,040 nm, 4 µm는 약 1,550 nm |
| 마이크로로딩 | 패턴이 촘촘한 곳이 덜 파인다 | RIE 마이크로로딩 — 촘촘한 곳 약 690 nm, 성긴 곳 약 826 nm |
| 언더컷 | 마스크 밑으로 옆이 파인다 | 습식 등방 언더컷 |
세 실습 모두 미니팹 시뮬레이션 값이고, 조건을 바꾸면 값도 달라집니다. 숫자보다 "같은 레시피라도 패턴이 결과를 바꾼다"는 방향을 잡는 것이 핵심입니다.
면접에서는 식각을 어떻게 묻나요?
공정 직무 면접에서 식각은 단골입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과 답의 뼈대는 이렇습니다.
- 건식과 습식의 차이는? — 방향(이방성·등방성)에서 시작해 선택비·손상·미세 패턴 적합성으로 잇는다.
- 선택비를 높이려면? — 이온 에너지(bias)를 낮추고, 아래 막 위에 보호막이 쌓이는 가스 화학(예: 산화막 식각의 CHF₃)을 쓴다. 대신 무엇을 잃는지(속도·형상)도 함께 말한다.
- 식각 깊이가 Spec보다 얕게 나왔다면? — 측정이 맞는지 → 장비 상태(PM 이력·챔버 상태) → 최근 바뀐 것 → 가설과 확인 데이터 순서로 좁힌다.
질문을 더 많이 모아 둔 식각 면접 집중편(PDF)이 면접 자료실에 있습니다. 세 번째 질문처럼 상황을 주고 판단을 묻는 유형은 외워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 실제와 비슷한 데이터를 놓고 순서대로 판단해 본 경험이 답을 만듭니다.
요점정리
카드 ① 건식과 습식은 방향이 가른다
습식은 사방으로 녹여 선택비가 높지만 언더컷이 생기고, 건식은 이온이 아래로 때려 수직으로 깎습니다. 미세 패턴은 건식, 막 전체 제거·세정은 습식이 맡습니다.
카드 ② 식각은 세 숫자의 거래다
식각률·선택비·이방성(양산에선 균일도까지)은 서로 당깁니다. 이온 에너지를 올리면 속도는 조금 오르고 선택비는 크게 떨어집니다. 조건을 정한다는 건 이 거래에서 자리를 고르는 일입니다.
카드 ③ 수직은 이온과 보호막이 만든다
이온·라디칼 시너지로 바닥만 빠르게 깎이고, 측벽 보호막이 옆을 지킵니다. 보호막이 모자라면 언더컷, 넘치면 테이퍼 — 가스를 섞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 단계
원리를 잡았다면 손잡이를 직접 돌려 볼 차례입니다. 플라즈마 식각 시뮬레이터에서 가스·bias·source·압력을 바꿔 식각률·선택비·측벽각이 어떻게 함께 움직이는지 보세요. 이온과 라디칼이 왜 함께여야 하는지는 이온·라디칼 시너지 원리에서 먼저 손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각이 8대 공정 전체에서 어디에 놓이는지 다시 보고 싶다면 반도체 8대 공정 순서를, 식각 앞뒤로 막을 쌓는 공정이 궁금하다면 증착 공정 PVD·CVD·ALD 차이를 이어서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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